좋은만남교회

조회 수 15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문화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오늘 영화를 한 편 골랐습니다.

마흔이 낼모래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보다는 영화가 더 편하고 가까운 세대인가봅니다.

이런 육체와 정신 아시의 세대적 괴리를 안고 살아간다니...

내가 봐도 불쌍합니다, 나는...

아니 어쩌면 행운, 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 주일 오후활동이 '가족활동'이어서 오후가 한가했습니다.

볼 일 다 보고 저녁 먹고 한가찌게 영화나 한 편 보자고 고른 영화가 바로 '훌라걸스'였습니다.

 

훌라걸스 (2006, Hula Girls / フラガ-ル)

국가 : 일본

장르 : 휴먼드라마

감독 : 이상일

출연 : 아오이 유우 / 마츠유키 야스코 / 토오카와 에츠시

각본 : 이상일 / 하바라 다이스케

제작 : 이봉우

 

감독과 제작자 이름이 한국이름이지요.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감독인 걸로 아는데 가끔 보면 재미 있는 영화 많이 만들더군요.

연전에 봤던 식스티나인(69)이라는 영화도 지금은 기억이 안 나는데 무척 재미 있게 봤던 기억만 나는군요.

원래 영화 같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탄광촌에 불어닥친 해고의 바람, 이제 시대는 더이상 석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석유수입이 어렵던 시대에 광부들은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자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들어습니다.

그러나 광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탄광이 폐쇄되는 것을 막으려고 할뿐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 하와이안센터라는 온천유원지 시설을 짓자는 계획이 생깁니다. 물론 광부들은 반대합니다.

이 하와이안 센터를 위해서 댄서를 모집하는데 광부의 딸들이 여기에 지원합니다.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한 후에 더 많은 광부의 젊은 딸들이 지원하여 훌라댄스를 연습합니다.

 

이 과정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소개되는데...

정말 눈물이 없이는 보지 못합니다.

광부들과 하와이안 센터가 대안이다, 마을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에 댄서를 모집하고 센터를 공사하는 측의 갈등이 슬픕니다. 광부들의 생활상이 슬픕니다. 마땅한 대안도 없이 그냥 내팽개쳐져 버리는 광부들으 모습이 슬프고 해고 통지서를 나눠줄 때 저항하는 광부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는 탄광측도 슬픕니다.

열여덟살인데 손톱 밑에 낀 석탄가루가 지워지지 않는다며 댄서라도 해야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소녀를 보는 것도 슬픕니다.

도시에서 온, 사연을 가진, 한 때 잘나가던 댄스 선생과 그 제자들인 광부들의 딸들과의 관계도 슬픕니다.

여기저기 슬픈 장면이 너무 많습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주는 무게와 아픔이 너무 크게만 느껴집니다.

한참 눈물을 흘리면서 보다가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니...'

 

그러나 슬픔은 결국 감동으로 바뀝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는 이들의 모습은 항상 감동의 눈물을 짓게 합니다.

성취감, 그리고 화해.

너무나 뻔한 결론이겠지만서도 나는 아직 이런 영화를 즐겨봅니다.

뻔한 줄 알면서도.

결국 민중의 승리라고나 할까요?

이 영화는 민중의 승리와는 약간 다른 결론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았습니다.

 

눈거풀이 힘듭니다.

정말 힘들게 보았습니다.

일부러 눈물을 짜게 만들려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슬프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또 감동이 느껴져서 계속 웁니다.

너무 눈물이 나서 약간 짜증이 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한 편 봤다는 기쁨이 은근하게 느껴지고

게다가 재일동포 감독이라니 더욱 우리 정서에 맞나봅니다.

궁금해서 프로필을 찾아보니 총련측에서 성장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훌라걸스의 배경이 되는 탄광촌의 어제와 오늘이 재일동포 사회에서의 총련의 어제와 오늘과 비슷하다는 시네21의 기사도 있군요.

 

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니까 여기까지만 할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람마다 취양이 다르니까 전적으로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번 속는 셈 치고 보시면 대략 후회는 안하실 듯 합니다.

?

  1. 떠나보낸 하느님 / 돈 큐핏

    Date2008.07.12 Category도서 By좋은만남 Views1514
    Read More
  2. 88만원 세대 / 우석훈

    Date2008.07.12 Category도서 By좋은만남 Views1528
    Read More
  3. [훌라걸스] 영화를 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Date2008.07.12 Category영화 By좋은만남 Views1581
    Read More
  4. [박치기2] 조선인인줄 알았으면 태어나지도 않았을꺼야!

    Date2008.07.12 Category영화 By좋은만남 Views1675
    Read More
  5. [런어웨이 브라이드] 나의 나됨을 위한 런어웨이!

    Date2008.10.08 By좋은만남 Views1784
    Read More
  6. No Image

    [이터널선샤인]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Date2009.03.19 By좋은만남 Views1808
    Read More
  7. 드라마 시티홀, 하나의 정치적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

    Date2009.07.04 By좋은만남 Views1630
    Read More
  8. [김씨 표류기] 우리들의 밤섬, 예수님!

    Date2009.08.12 By좋은만남 Views1695
    Read More
  9. [영화] 닫힌 대학의 문을 열어라! 억셉티드(Accepted)

    Date2010.01.25 By좋은만남 Views1784
    Read More
  10. [국가대표] 쓰레기들이 만든 기적

    Date2010.02.04 By좋은만남 Views163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