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2018.03.10 18:11

2018년 3월 11일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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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립니다!
1. 오늘은 사순절 제4주일, 신천집사 임명주일로 예배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며 고난과 죽으심, 그리고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기를 경건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2. 다음 주일 오후에는 함께 영화감상을 하겠습니다. 같이 보시기 원하는 영화가 있으면 추천해 주십시오.
3. 수요성서대학은 방현섭 목사가 긴급한 단체 일정이 생길 수 있어 한 주 연기하여 21일에 개강하겠습니다. 이번 학기 강의는 '성서의 난해 구절 이해'로 공부할 예정입니다. 
4. 은평 토마토학교가 이번 토요일(17일)에 첫 모임을 갖고 시작합니다.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5. 교회학교 운영을 위한 회의를 하고자 합니다. 교회학교장 임정희 집사님과 채보란 청년 등 관계자들과 학부모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일정을 조율해 주시기 바랍니다.
[3월 생일축하] 김형준 학생(5일), 김경수 집사님(17일)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 목회서신
지난 주일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는 주간으로 우리교회에서는 여성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 주일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여성에 관한 설교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지난 주일에 그 설교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마가복음을 계속 강해하면서 하던 설교 본문도 마침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의 이야기라서 주제에 잘 맞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설교 준비를 미리부터 시작하고 주석서까지 꼼꼼히 살펴봤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요즘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미투(me too)운동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별로 모범적이지 않은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기 때문이었을까, 크고 작은 성적 희롱과 추행이 일상적이었거나,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를 오히려 '남자답다'고 하던 시대에 반성 없이 성장해서 그랬을까, 미투 운동이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야만의 시대를 아무런 느낌도 반성도 없이 남들 하는 대로 흘러가듯 살아온 저 역시 미투운동에 의해 고발당해야 하는 잠재적 혹은 간접적 공범, 소극적 주범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좀 놀았다'는 저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차별과 희롱, 추행했겠습니다. 어쨌건 결백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그저 바라기는 이제 가물가물하거나 의도적이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일들로 인해 불쾌감을 느꼈을 여성들을 찾아내 사과할 수도 없으니... 큰 상처가 안 되고 지나갔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여성주일 설교가 어려웠습니다. 중언부언하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내 지나온 삶이 떳떳하지 못한데 그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회개 없이, '여인이 예수님의 길을 예비했다, 여성인권을 존중하라, 여성성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설교를 한다는 게 위선적이라고 느꼈었나 봅니다. 주제를 힘차게 강조하며 마쳐야 했는데 결국 흐지부지,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저 스스로도 겸연쩍고 정리되지 못한 부끄러운 말을 설교라고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의 성평등적 성숙을 위해서 너무 오래, 너무 많은 여성들이 희생되었고, 너무나 둔감하였던 우리의 인권 의식에 가슴 아파하며, 하나님께서 오늘의 상처를 딛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위안과 힘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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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만남 이모저모
“청소년멘토링이 시작됐습니다”
어제(10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함께나누는세상의 멘토링 프로그램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대학생 멘토와 청소년 멘티의 첫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윤재민, 방정혁 학생이 참여하는데 이날 대학생 멘토 형과의 어색한 만남이 있었지만 씩씩하게 잘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다음 만남부터는 스포츠 활동, 직업 탐방, 문화체험 활동, 인생 그래프 그리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지게 됩니다. 부디 열번의 만남을 통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인생의 목표를 모색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학교 운영을 고민 중입니다”
청소년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유아, 초등학생을 위한 교회학교도 운영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어린이들의 신앙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채보란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회학교를 월 1회라도 시작해보자고 결심하였습니다. 일단 3월 마지막 주일에 첫 시간을 시작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의견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또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이번 주 중에 교회학교장,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나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몇 명 안 되는 어린이들이지만 교회에서 책임감을 갖고 신앙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지혜가 모아지기를 바랍니다. 
 
■ 사회성화를 위한 역사기억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으로 인해 진도 7, 규모 9.0의 지진과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 발생하여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1~4호기가 폭발하고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고는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라는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와 더불어 최고 단계인 7등급의 국제 원자력 사고로 기록되었다. 현재도 계속적으로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고 있으며, 빗물과 원자로 밑을 흐르는 지하수에 의해 오염된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 바다로 흘러 나가고 있다. 이 사고로 발전소 인근 지대뿐만 아니라 일본 동북부 전체와 태평양 일대가 심각하게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있다. 이 사고를 목도한 국제사회는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을 새삼스럽게 인지하고 자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의 발전소도 점진적으로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25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도 원자력 발전소가 집중된 동남권이 환태평양 조산대임을 우려하여 발전소와 원자로 건설계획을 유보하거나 축소하고자 하였으나 지역 토호세력과 원자력 전문가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참석한 조찬기도회에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대통령이 아랍에서 신원전 수주를 많이 받아오길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설교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
 
■ 짧은 얘기 깊은 생각
톨스토이의 단편 ‘세 명의 수도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러시아의 아주 먼 섬에 세 수도사가 있었다. 아주 외딴 섬이기에 아무도 가본 사람이 없었다. 어느 날 주교는 큰마음을 먹고 그 섬에 가서 수도사들을 보기로 작정하고 떠났다. 
그 섬에 도착하여 수도사들을 보니 주기도문도 모르고 있었다. 주교는 최선을 다해 주기도문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한 일에 만족하며 그 섬을 떠나 돌아왔다. 배가 바다 한 가운데쯤 왔을 때 바다 위에 세 수도사가 물위를 걸어 따라오고 있었다. 그들은 배에 와서 물었다. “주교님,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을 잊어버렸습니다.” 물위에 서 있는 그들을 보고 주교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물었다.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 기도하였습니까?” 
“우리는 그냥 이렇게 아뢰지요. 사랑하는 하나님, 하나님도 세 분이시고 저희도 셋이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교는 그들의 거룩함과 단순성에 탄복하여 말했다. “그대들의 땅으로 돌아가 평안히 거하시오”
 
토마스 머턴은 말했다. “당신의 삶을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갈망을 단순화하라. 당신의 삶을 영성화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갈망을 영성화하라.” 신앙이란 단순함에서 최고의 가치를 드러냅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을 단순화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은 수많은 말과 지혜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만이 유일한 목적이며 핵심입니다. 매 순간 물어야 합니다.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 “지금 이 순간 내가 져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가?”
[덕정감리교회 문병하 목사님의 페이스북 中]
 
■ 감리교는 무엇을 믿는가?
이찬석 지음 KMC (2014)
 
사회 참여와 실천의 전통을 자랑하는 감리교회의 신앙고백 기본을 해설한 "감리교는 무엇을 믿는가?"를 연재합니다. 이 글을 통해 감리교인의 정체성을 갖고 신앙의 정수를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제4장 
예수 그리스도Ⅰ (2)
2. 우리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승천하심으로 대속자가 되시고 구세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1.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2)
     우리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창조론은 성부 하나님 홀로 수행하신 단독자의 사건이 아니라 말씀으로 존재하셨던 성자 하나님도 창조 활동에 참여하신다. 물론 성령 하나님도 참여하심으로 그리스도교는 삼위일체적 창조론을 고백한다. 만약에 창조가 성부 하나님의 단독적인 사건이고 성자가 선재하지 않았다면 그리스도교의 신론은 양태론이나 종속론으로 전락할 위험성에 처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오시기 전에 말씀(로고스)으로서/하나님으로서 성부 하나님과 함께 하셨으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두 번째 위격으로 존재하셨다. 이 태초의 창조에 참여하셨던 말씀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선재하셨던 로고스인 말씀은 본질상 피조물과 동일하지 않고, 신적인 본질을 지닌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인 성자 하나님으로 존재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은 무엇인가? 감리회 신앙고백은 첫 번째 대답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하나님이라는 신앙을 성육신을 통하여 고백하고 있다. 로고스로 선재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성육신하셔서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신다고 감리회 신앙고백은 고백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신적인 본질인 하나님이 피조물인 인간으로 변화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변화되었다면 하나님이 인간으로 대치된 것이다. 성육신은 신적인 본질과 인간적인 본질이 완전한 연합을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인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하나님이면서 완전한 인간이다.
 
2.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 - 하나님 나라(1)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말씀으로 선재하셨다가 우리에게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사생애(私生涯, private life) 기간으로서 예수님이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신 시기로 약 30년의 기간이고, 두 번째 부분은 공생애(公生涯, public life) 기간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병을 고치시고, 기적을 행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시고, 부활/승천하신 시기로 약 3년의 기간이다. 복음서가 예수님의 사생애보다는 공생애를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그리스도교는 공생애 시기에서의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집중한다.
예수님은 많은 것들을 가르치시고 다양한 활동을 하셨지만, 일반적으로 신학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을 ‘하나님 나라’로 규정한다. 감리회 신앙고백도 제2조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라고 고백하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의 노른자위를 하나님의 나라로 규정하고 있다. 마가복음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첫 번째 메시지는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14)이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시작은 하나님의 나라와 함께 시작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나라이며 하나님이 지배하시는 나라이기 때문에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말씀을 선포하시고 가르치셨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완성하기 위하여 많은 기적을 행하셨고 십자가에 죽으셨으며,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선취하셨다. 예수님은 특별히 죄인, 세리, 병자들과 같이 소외되고 억압당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셨다.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는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포도원 품꾼의 비유, 잃은 양의 비유 등 다양한 비유들을 통하여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다. 마태복음 20장에서 예수님은 포도원 주인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가르치신다. 포도원 주인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가르치신다. 포도원 주인은 여러 번 장터로 나가서 일감을 얻지 못한 사람을 데려다가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씩 약속하고 일을 시킨다. 날이 저물어 품삯을 계산하는데 주인은 먼저 와서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한 사람에게 먼저 품삯을 주지 않고 늦게 와서 한 시간 정도 일을 한 사람에게 먼저 품삯을 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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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묵상 - 이관택 목사
 
“그 눈빛, 처음의 따뜻함을 잃어버렸다”
굿바이, 레닌(Good Bye, Lenin!) | 볼프강 벡커 감독 작품 | 121분, 독일, 2003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면서 새삼스레 필자의 가슴 한켠을 파고들어 쉽사리 떠나지 않고 있는 명제가 있으니, 바로 ‘한반도는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남북한 단일팀으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은 나름의 감동을 전해주었으나, 필자에게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실존을 더욱 절감케 했던 시간이었다. 더욱이 단일팀을 둘러싼 온갖 낭설과 억측, 그로인해 불거진 수많은 논란과 갈등상황은 마치 70년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축약판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까지 불러일으켰다.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안방에서 직접 치르면서도, 오히려 서글픈 분단의 현실을 더욱 절절하게 느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더 험난한 분단의 세월을 견뎌야 할까? 그리고 마침내 통일의 그 날이 왔을 때 우리는 어떠한 일상을 맞이하게 될까? 
 필자와 같이 우리의 분단 현실이 서글픈 이들에게, 또 통일 이후 우리가 맞이할 그 날의 아침이 궁금한 이들에게 영화<굿바이, 레닌>을 추천해 본다. 알다시피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반도의 처지와 비슷하게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고, 반세기만인 1990년 통일을 이루었다. 2003년에 제작된 영화<굿바이, 레닌>은 독일의 통일이 추진되었던 1989-1990년을 배경으로, 격변기를 맞이한 한 가족의 에피소드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2003년 개봉 당시 독일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국민영화로 등극할 정도였으니, 영화가 당시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심리를 얼마나 잘 담아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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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의 열렬한 공산당원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는 어느 날 아들 알렉스가 시위 중 경찰에게 연행되는 모습을 보고 그만 심장마비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다. 알렉스의 정성스런 간호 때문인지 어머니는 장장 8개월 만에 눈을 뜨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의사가 말하길 어머니의 병환이 심각하여 작은 충격에도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잠들어 있던 지난 8개월 동안 세상은 천지개벽을 했다. 베를린 장벽은 무너져 내렸고, 사회주의 동독은 몰락하여 자본주의 서독에게 흡수통일을 당했다. 이에 동독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실업상태에 빠지고, 정신적으로는 밀려드는 서구 문화에 엄청난 혼돈을 겪고 있는 중이었다. 알렉스 자신도 멘붕일 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면 저마다 혼란스러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열렬한 공산주의자인 어머니가 받을 충격은 어떠하겠는가?
 ‘지상최대의 거짓말이 시작된다.’라는 본 영화의 카피가 보여주듯 알렉스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를 ‘속이기로’ 결심한다. 알렉스와 가족들은 어떻게 해서든 ‘통일’이 된 사실을 들키지 않게 어머니 주변의 모든 것을 위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사라져 버린 동독의 식료품 병을 쓰레기통 속에서 찾아내어 어머니께 동독의 피클을 맛보게 해드리고, 심지어 텔레비전 뉴스까지 조작하여 동독의 건재함을 알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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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소위 ‘하얀 거짓말’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하얀 거짓말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거짓말을 뜻한다. 어머니를 위해서 어머니를 속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던 영화는 중반 이후에 놀라운 반전을 등장시키는데, 그것은 어머니 크리스티아네가 실제로 자신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장면이다. 과거 크리스티아네는 남편과 함께 서독으로 망명하고 싶었으나 아들을 위해 동독에 남았고, 오히려 더욱 열렬한 공산주의자인 것처럼 지난 수십 년 동안 위장된 삶을 살아 왔다는 것이다. 아들을 위해 수십 년을 거짓으로 살아온 어머니라니. 이 장면은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분단의 상황이 사람들을 어떤 방식으로 억압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로를 위해 감췄던 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로의 꿈도 소망도 감춰버리는 결과로 작용하고 만다. 분단과 냉전은 이토록 모순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종반부로 향하면서 유머러스하고 따뜻했던 영화의 분위기는 점차 냉소적으로 전환된다. 이미 어머니가 세상의 변화를 어느 정도 눈치 챈 상황에서, 자신의 비밀까지 스스로 털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알렉스의 거짓말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새 알렉스의 눈빛은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던 처음의 따뜻함을 잃어버렸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한다는 애초의 절실한 목표 대신 어머니를 속이는 상황에 매몰되어버린 것이다. 역설적으로 알렉스는 영화의 마지막에서 자신이 그렇게 사랑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오히려 목표를 이루었다며 미소를 짓는다. ‘주객전도’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참혹하리만치 이상한 이야기 전개가 아닌가?
 ‘알렉스의 눈빛’을 통해 영화는 여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념대결과 체제선전이 난무했던 분단의 세월 동안, 그 속에서 고통 받았던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서 말이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애초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그저 맹목적으로 체제유지에 혈안이 되었던 냉전시대의 슬픈 자화상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리 좋은 사상과 체제도 애초의 목표를 잃어버리는 순간 참혹하리만치 이상한 괴물로 변해버리기 마련이다. 영화가 2003년에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통일 이후 10년 동안 독일 국민들은 점차 온몸으로 깨달았을 것이다. 그 동안 저마다 더 좋은 체제라고 선전해왔던 그 실체가, 나아가 통일된 현재의 모습이 실은 거짓말에 지나지 않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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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주신 애초의 목적을 잊어버리는 순간, 신앙이 괴물로 변했던 사례들을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의 사랑이 아니라 율법주의의 허울을 유지하려는 신앙, 태초의 따뜻함을 잃어버린 신앙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괴물이 되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으로 시작하여, 영화 이야기를 거쳐, 기독교 신앙까지 두서없는 이야기를 이어왔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처음의 따뜻함을 잃어버린 모든 것은 거짓말이다. 당신을 위한 거짓말은 없다.”        
 
* 함께 보면 좋을 영화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The Invention Of Lying), 릭키 제바이스 감독작품, 99분, 미국, 2009년.
 영화<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누구도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설정 상 영화<굿바이, 레닌>과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죽음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특히 영화는 B급 코메디를 표방하는데도 불구하고 거짓말의 발명과 종교의 탄생을 연결시키며 나름 종교에 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지금 평창에서는 2018년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빙판과 설원을 누비며 경쟁하는 이 올림픽을 통하여 장애를 가진 이웃들이 희망을 갖고 재활의 의지를 다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장애인들에 대한 비장애인의 의식이 개선되고 그들의 권리가 외면되지 않도록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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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8년 2월 4일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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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0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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