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생은 예수님과 함께 하는 잔치!
성서 : 누가복음 22:15-20
1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음식을 먹기를 참으로 간절히 바랐다. 1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어질 때까지, 나는 다시는 유월절 음식을 먹지 않을 것이다." 17 그리고 잔을 받아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이것을 받아서 함께 나누어 마셔라. 1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올 때까지, 포도나무 열매에서 난 것을 절대로 마시지 않을 것이다." 19 예수께서는 또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20 그리고 저녁을 먹은 뒤에, 잔을 그와 같이 하시고서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다.
들어가며 : 이 세상 만물은 모두 하나님이 만드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 중 의미 없이 이유 없이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천지만물 아름다운 자연 가운데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고 복인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인간의 탐욕이 하나님이 만드신 이 완벽한 조화를 깨뜨리고 파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4대강 살리기라는 허울로 막개발, 난개발이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는 착각 가운데 밤낮 없이 강행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독점하고 소유하고 향유해야지 그 탐욕의 끝에 다다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를 파괴하면서가지 얻은 탐욕의 끝은 종말, 사망, 멸망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아야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배우고 체득하여 모두가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고백하는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 돌보심과 자라나게 하시는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들어가서 : 요즘 저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길지 않은 인생을 즐겁고도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어떻게 하면 사람 값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만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직 한 삶일까, 더군다나 저는 목사라는 종교적 직임까지 받았으니 더욱 성도들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야 하겠구나 하는 일종의 강박관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후배들에게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입장이기도 했구요.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 걸어왔다고까지야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삶의 의미를 추구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약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몇 가지 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일본에서 있었던 대지진과 쓰나미를 보면서 인간이 별 것도 아닌데 눈 벌개져서 악착같이 살려고 아등바등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사람이 뭔가 대단한 일이라도 이룰 것처럼 일에 인생의 대부분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대단할 것도 자랑스러울 것도 별로 없이 그저 하나님 앞에서 한 생을 살아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인생관이 너무 소박한가요?
또 하나의 계기는 인간의 감정에 대한 생각입니다. 주위에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분들이 적잖게 있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도 요즘 가족과 떨어져 있다 보니 약간은 우울한, 멜랑콜리의 수준을 넘어선 적적함과 뭐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아주 조금 되더라구요. 우울증 단계까지 가버리면 뭐 어떻게 해줄 수도 없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해지지 않으려면 인생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와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기술과 태도가 필요하겠다 싶더군요. 우울증이 한국사회에서 매우 심각한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가 좀 즐겁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오토바이 인생을 즐기고 있는데... 이게 돈이 없는 관계로 중고 오토바이를 사다보니 정비비가 적잖이 들어서 또 우울해지고 있습니다. 하하하
저는 모태신앙으로 자라났기 때문인지 못하는 게 많습니다. 여러 가지 중에 하나가 즐거운 것을 잘 못하는 것입니다. 그저 그렇게 적당히 절제하고 적당히 경건하고 적당히 엄숙한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기독교인들이 인생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다 못하더라고요. 왜 그런가 가만히 보니 이 기독교라는 종교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교회가 엄숙주의, 정숙주의, 교회중심주의로 가다보니 교회 안에서 혹은 교인으로써 즐거운 일을 찾고 신나는 일을 찾아다는 것이 비신앙적이고 절제하지 못하고 주님의 고난을 외면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교회생활을 돌이켜보니 교회는 항상 놀러다니는 사람, 몰려다니면서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 레저를 즐기기 위해 주일을 빠지는 사람을 믿음 없다 했고 세속적이라며 은근히 왕따를 시켜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댄스, 당구, 여행, 낚시 등등은 교인들이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하는 취미꺼리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정숙하고 외적으로 경건하고 절제하고 고행하는 것이 신앙적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정작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오늘 본문은 우리가 매주일 성만찬을 하면서 사용하는 성만찬 본분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유월절 전전날 밤에 있었던 만찬과는 거리가 좀 멉니다. 무슨 거사를 준비하는 대단한 결의가 담긴 상징적인 행사였던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준비하고 있으셨지만 그날은 마지막으로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잔치자리였습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마음을 터놓고 음식과 포도주를 나누는 자리였던 것이 후에 교회라는 조직이 생겨나고 교회 안에서 성만찬을 기념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나중의 본문이 마치 예수님이 그대로 행하셨던 것처럼 적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익히 알다시피 예수님은 가는 곳마다 먹고 마시고 사람들과 교제하시던 잔치의 주인공이었습니다. 5천명이 먹고 남을 정도로 먹을 것이 풍성하고 물로 포도주를 만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신 잔치의 사람이었지요. 그래서 비판자들은 예수님을 ‘마구 먹어대는 자요, 포도주를 마시는 자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고 비아냥댔습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은 어느 누구나 즐겁게 먹고 마시며 교제하던 평등의 잔치, 신명의 잔치, 나눔의 잔치였던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모습이었고 예수님의 생전 가르침이었는데 교회는 제도화되면서 오히려 예수님을 엄숙한 분, 목소리 깔고 말하는 분, 무게 잡는 분, 절제와 고행을 권하는 분, 마구 먹어대고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을 싫어하는 분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예수님이 그토록 싫어하셨던 형식주의, 율법주의와 비슷한 모습이 돼버린 것입니다.
그처럼 삶의 즐거움과 여흥을 잃어버린 교회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교회에서 기도할 때는 꼭 울어야 됩니다. 아니 울부짖어야 됩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기도하면 믿음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에 한과 원통함이 배어서 그 한을 보따리째 풀어놓지 않으면 왠지 기도한 것 같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다니지만 속으로는 교회가 강요하는 그 압박에 힘겨워하거나 그저 순종이라는 미명 하에 적응하고 길들여지고 있을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억눌려 잇는 것이 사실입니다. 의외로 교회 다니는 이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교회는 즐거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잔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신명이나서 즐겁게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이신 하나님이 그 자녀들인 우리들이 무게 잡고 엄숙하게, 경건의 형식만을 따라 살기를 바라실까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들이 그렇게 살기를 바랍니까? 당연히 아니죠! 단언하건대 하나님도 당연히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육체적 감성적 말초적 쾌락만을 좇아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잔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먹고 마시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중에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삶의 의미를 통해 예수님이 기꺼이 가셨던 그 길을 따라 나설 힘을 얻게 되어야 합니다.
나가며 : 사랑하는 좋은만남교회 성도 여러분, 삶에서 즐거운 일을 찾아보시고 만들어 보시기 원합니다. 즐거운 인생에서 힘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형식적 율법적 경건주의는 이제 그만, 예수님처럼 잔치를 신명나게 벌이는 교우 여러분이 되십시오. 그 잔치를 통해 진짜 예수님을 만나고 그 잔치를 통해 우리 삶에 활력과 기쁨이 넘치고 또 이웃에게도 즐거운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되십시오. 우리 교회에는 다행히 즐거움을 주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예수님과 가까이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예수님을 모신 신나는 잔치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