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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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주어지는 사랑 1
사랑 안에 머무는 마음은 부드럽고 민감합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것을 기어이 얻고자 할 때는 가차 없고 모질고 둔감해집니다. 필요하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어요? 이용할 수 있을 뿐이죠. 내가 행복해 지기 위해 네가 필요하다면 나는 너를 이용할 수밖에. 조종할 수밖에. 설득할 방법과 수단을 찾을 수밖에요. 너를 자유롭게 둘 수는 없는 겁니다. 내 삶에서 사람들을 비웠을 때만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일에 내가 죽을 때 나는 바로 사막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두렵고 외롭게 느껴지지만, 한동안 감당할 수 있다면 문득 전혀 외롭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고독, 외로움, 그러고는 그 사막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마침내 사랑이 무엇인지, 하느님이 무엇인지, 현실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그러나 매우 예민한 이해력이 없거나 충분히 고통을 겪지 않았다면 처음에는 끈질긴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난감할 수도 있습니다. 고통을 겪었다는 건 훌륭한 일입니다. 그때서야 지겨워질 수 있고, 고통을 이용해서 고통을 끝낼 수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줄곧 괴로워할 뿐이죠. 이로써 내가 영적 지도자 역할과 심리 치료사 역할 사이에서 종종 겪는 갈등이 설명됩니다. 심리 치료사는 ‘고통을 완화해주자’. 영적 지도자는 ‘괴로워하게 내버려 두어라, 그러면 이런 식의 인간관계들에 지겨워지고 마침내는 남들에 대한 정서적 의존이라는 이 감옥을 부수고 나오기로 결심하겠지’. 진통제를 줄까, 아니면 암을 제거할까? 그걸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다음에 계속)